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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재혼의 등식=당신's +나's +우리's


가족은 자족(自足)의 단위다. 그 속에선 사랑과 보살핌(care)이 아무런 댓가 없이 베풀어지며, 새로운 가족 구성원이자 사회 구성원인 자녀가 태어나고 자란다. 소비의 주체이긴 하나 생산을 가능케 하는 노동력의 원천 노릇을 겸한다. 그것은 교육의 단위이자 문화와 권력의 기반이 되기도 한다. 동양에선 나라(國)를 집(家)의 연장이라고 볼 정도였다.

교회가 중심이 되었던 서구사회에서도 가정이 대수롭게 취급되지는 않았다. 이런 이유로 가정은 오랜 역사를 거쳐 오는 동안에도 변화를 가장 덜 겪으며 오늘에 이르렀다.

백과사전 브리태니커가 설명하는 ‘가족(家族, family)’은, 일반적으로 혈연·결혼·입양 등에 의해 묶여진 사람들의 집단으로 규정하면서, 가족은 그들 구성원들에 대해 여러 가지 가치 있는 기능을 수행하며 가족원간의 교제와 사랑을 통해 정서적·심리적 안정감을 제공한다고 설명한다.

그런데 고도 산업사회를 거쳐 정보화, 지식산업사회로 진입한 지금, 가정마저 해체와 변모라는 극도의 위기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사회 구석구석까지 파고드는 변화의 바람이 가정이라고 해서 비켜가지 않은 탓이다.

자크 아탈리는 ‘21세기 사전’ 에서 가족을 일러 “인구에서 예술, 성, 그리고 정치에 이르기까지 실로 다양한 영역에서 일어날 커다란 변화에 따라 그 뿌리부터 흔들리게 될 제도”라고 진단한 바 있다.①

자크 아탈리의 식견처럼 최초 가족인 초혼이 해체되고 다시 새로운 가족이 합쳐지는 재혼·삼혼.......시대의 변화를 겪고 있다.

공지영 장편소설 『즐거운 나의 집』은 세 번 결혼하고 세 번 이혼한 뒤 성씨가 다른 세 아이를 키우는 엄마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19살의 여주인공인 위녕은 부모가 어렸을 때 이혼을 하고 아빠와 새엄마, 그리고 위현이라는 동생과 살다가 엄마의 집으로 가게 된다. 엄마는 세 번이나 이혼을 한 여자로, 그 집에는 둥빈, 제제라는 성이 서로 다른 동생들이 있었다.

처음에는 어색했지만 금방 서로를 한 가족으로 느끼고 울고, 웃고 하며 시간을 보낸다.

엄마는 자유분방한 인물로 아빠의 틀에 박힌 성격과는 정반대의 사람이다. 그녀는 다니엘 아저씨와 연애를 한다. 시간이 흐르고, 위녕은 마음속으로 증오했던 아빠, 엄마, 새엄마를 용서하고 그들을 이해한다는 얘기다.② 그런데 소설 속 이런 상황이 여기저기서 현실로 나타나면서 종래의 가족개념에도 큰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가령 한 부부에게 아이가 둘 있는데, 그들은 이혼을 하게 되고 그 이후 아이들은 어머니와 함께 산다. 이 네 사람에게 누가 그들의 가족에 속하는지 묻는다면 그들은 뭐라고 대답할까?

이혼한 어머니는 확실히 아이들을 언급하겠지만 지금 다른 곳에 살고 있는 남편은 거의 가족으로 언급하지 않을 것이다.

아이들은 다르다. 그들은 여전히 아버지를 규칙적으로 만난다면 그들은 필경 아버지를 어머니와 마찬가지로 가족의 일원으로 포함시킬 것이다. 그리고 같은 질문을 전 남편에게 한다면, 그는 아마도 계속해서 만나는 아이들은 가족으로 생각하겠지만 전 부인은 언급하지 않을 것이다.

이와 같이 이혼 후에 모든 당사자들 - 어머니 아버지 그리고 아이들 - 은 누가 가족에 속하는지에 대해 각자가 다른 생각을 가지게 된다.

이제 더 이상 일반적으로 ‘가족’이란 무엇인지 혹은 ‘직계가족’이 무엇인지 결코 규정 할 수 없다. 그것은 단지 개개인과 관련해서만 정의 할 수 있을 뿐이다.③

근래 20년 이상 함께 살던 부부들이 헤어지는 황혼이혼이 신혼이혼을 앞지르는, 그래서 가족 해체가 일종의 집단적 패닉현상으로 이어지는 우리와 달리, 이미 한 세대를 훌쩍 넘어 가족적 결속력이 약화될 대로 약화된 서구사회는 이 해묵은 위기를 좀 더 느긋하게 바라본다.

서구 사람들에게 헤어짐과 고독은 이미 익숙한 일이며 그런 만큼 끊어진 가족관계를 대신할 대안적 인간관계도 다양하게 발달해 왔다. 수많은 실험적 공동체 중 가까운 미래에 가장 경쟁력 있는 유형을 꼽으라면 ‘패치워크 가족’을 들 수 있다.

패치워크(patchwork)는 쓸모없는 작은 천 조각들을 잘 배치하고 꿰매 아름답고 실용적인 작품으로 만드는 수공예를 뜻하는데, ‘패치워크패밀리’ 란 조각보처럼 여러 인간관계들이 복합적으로 구성돼 가족적인 유대감을 이루어내는 공동체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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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치워크패밀리는, 과거의 전형적인 가족표본인 핵가족(부부와 그들 사이에 난 두 자녀)을 밀어내고 미래의 대표적인 가족형태로 떠올랐다.

독일 제2방송 ZDF시리즈 ‘마마-마리안네’는 이런 현실을 잘 반영하는 드라마다. 마리안네는 50대 이혼녀로 아들딸을 모두 독립시켰다. 그렇다고 그녀가 혼자 사는 것은 아니다. 그동안 사귀던 남자친구 얀이 동거를 권하자 두 사람은 살림을 합쳤다.

그러나 아침식사 때면 어김없이 마리안네의 아들이 찾아오고, 이어 베이비시터를 구하지 못해 발을 동동거리는 딸이 출근해야 한다며 아이를 안고 문 앞에 서있다. 어디 그뿐인가. 과거의 시어머니가 아들, 그러니까 마리안네 전 남편의 새 여자 친구와 성격이 맞지 않는다며 옛 며느리인 마리안네와 같이 살겠다고 찾아온다.

이미 독일에서는 아이가 있는 1000만 가정 중 최소 150만에서 최대 250만 가정이 기존 핵가족과 전혀 다른 유형의 가족관계를 이루며 살고 있다.④

베를린의 마이크로사회학자 한스 베르트람 교수는 패치워크 가족이 비록 자신이 주는 것에 비해 얻게 되는 것이 적다할지라도 서로를 지원해주는 네트워크라고 정의한다.

『즐거운 나의 집』과 같은 소설내용이나 ‘패치워크패밀리’와 같은 서구사회처럼 우리의 경우도 최근 이혼한 사람들 중 많은 사람들이 재혼하거나 혼인증명서 없이 동거한다. 이때 새로운 파트너는 종종 이미 결혼했었거나 경우에 따라 자신의 아이들을 함께 데리고 오기도 한다. 장차 이와 유사한 경우에 점점 더 많은 아이들이 혈연관계가 없는 아버지나 어머니와 함께 성장하게 될 것이다.

정민철(22·가명)씨에게는 엄마와 아빠가 2명씩 있다. 친부모가 이혼한 뒤 각각 재혼해 친엄마와 새아빠, 친아빠와 새엄마가 모두 있기 때문이다. 형제도 많다. 친동생 1명과 새아빠의 자녀 3명, 새엄마의 자녀 2명까지 모두 6명의 형제가 있다.

정씨의 경우 대학에 진학하면서 독립했고 부모의 재혼도 독립 이후 이뤄져 한집에서 부딪힐 일은 없지만 이는 정군에게 낯설면서도 놀라운 변화다.⑤

이러한 재혼가족(Stieffamilie/stepfamily, 혈연 없이 부모의 결혼으로 인해 맺어진 가족)은 두 개의 가족문화를 하나의 공동 가계로 연결하는 형태로 나타나는데 이는 서로 다른 가치, 규칙, 틀에 박힌 습관, 서로 다른 기대와 일상생활의 진행들이 상호적으로 타결되고 조정되어야 한다는 것을 뜻 한다. 즉 식탁예절과 용돈부터 TV 채널 선택과 수면시간까지 조정되어야 한다.

그 외에도 여러 아이들은 방문을 통해 상이한 가족세계를 떠돌아다닌다. 즉 새로운 파트너와 함께 살며 양육권을 지닌‘일상생활 속의 한쪽 부모’와, 새로운 가족이 있고 양육권이 없는‘주말의 다른 쪽 부모’ 사이를 떠돌아다닌다.

이런 조건에서 상호 연결과 복잡한 관계망이 생겨난다. 요컨대 사방으로 가지가 뻗은 도해로만 그려낼 수 있는 복잡한 관계들이다. 패치워크가정(Patchwork-Familien)이라는 신조어도 바로 이런 새로운 가족 형태를 설명하기위한 새로운 개념들임을 알 수 있다.⑥

우리는 재혼을 통해서 결합된 가족을 혼합가족 또는 복합가족이라고도 부른다. 이것은 초혼과는 달리 어떤 면에서 '가족 대 가족' 간의 결합이기 때문이다. 우선 재혼가족을 규정한 의미를 한번 살펴보자.

재혼가족은 최소한 부부 중 한쪽이 전혼출생 자녀를 하나이상 가지고 있다. 그리고 계부모(繼父母)는 최소한 재혼 전에 한 아이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다. 계자녀는 한쪽의 부모나 부모들이 아이의 생물학적인 또는 양부모(養父母/adoptive parents) 아닌, 누군가와 짝지어진 부모 또는 부모들을 가진 아이다⑦ ‘계부모’ ‘계자녀’등 평소 쓰지 않는 단어들은 재혼만큼이나 재혼가족의 개념규정을 혼란스럽게 만든다.

그래서 짐 스모크(JIM SMOKE)는 저서 『이혼 해피엔드』에서 "재혼=당신's +나's +우리's " 라는 표현을 사용⑧ 재혼가족의 ‘상호 연결된 복잡한 관계망’을 일목요연하게 표현하고 있다.

우선 재혼으로 이룬 가족은 재혼한 상대자의 가족, 그리고 당신의 가족이 연합하여 이루어진 가족이다. 만약에 거기다가 상대의 전배우자가 재혼을 했다면 세가족의 연합이 되는 것이고, 만약 당신의 전배우자까지 재혼했다면 재혼으로 이룬 가족은 네 가족의 연합이 되는 것이다.

재혼의 등식이 가리키는 것처럼 재혼이라는 삶의 형태를 통해 새로운 이상을 꿈꾼다는 것은 생각처럼 쉽지 않다. 특별히 이혼의 과정 속에서 어렵고 힘든 일들을 많이 겪었다면, 재혼은 더욱 힘들게 느껴질지도 모른다.

한국가정법률상담소 박소현 상담위원은 “사랑의 감정만으로 이뤄질 수 없는 게 재혼”이라며, “전혼 자녀, 경제권 등 복합가족으로서 맞닥뜨려야 할 여러 가지 문제에 대한 충분한 합의 없이는 건강한 재혼 생활을 일궈 나가기 어렵다”고 말했다.⑨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재혼에 나서는 사람들에게 충고하기를 재혼도 초혼과 같은 것이라고 말한다. 사람을 만나고 사랑을 하고 미래를 약속하며 마침내 결혼식을 올리는 것 까지...... 사람만 바뀌었을 뿐 모든 것이 같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참으로 듣기 좋은, 어쩌면 아주 편안한 그리고 위안이 되는 조언일수도 있다.

그러나 재혼한 뒤, 이러한 생각들이 얼마나 철없고 어리석은 생각이었는지를 깨닫게 되는 데는 그리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재혼은 초혼과 다른 환경과 분위기에서 시작한다. 이혼으로 인해 받은 상처가 있고 전 배우자라는 존재가 있다. 재혼에 대한 주변 사람들의 부정적인 인식도 한 몫 한다.

자녀와 함께 시작하는 재혼은 새 배우자와 자녀의 관계, 이혼한 전 배우자와 자녀의 관계, 재혼으로 형제자매가 된 자녀들끼리의 관계, 새로운 친척 관계 등 복잡한 인간관계 속에서 시작한다.

재혼가족은 흔히 혼합가족으로도 표현하는데 그만큼 여러 요소가 복합적으로 섞여 있어 갈등 또한 심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아직 공식적인 통계는 없지만 학계에서는 재혼 가정의 이혼율이 초혼 가정의 이혼율보다 높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는 재혼 가정에 존재하는 복잡한 관계가 갈등으로, 또 한 번의 실패로 이어질 확률이 높다는 의미다.⑩

한국가정법률상담소의 지난해 이혼상담 통계에 따르면 2010년도에 비해 재혼남성과 재혼여성의 재이혼상담 건수가 381건(9.1%)에서 516건(10.0%)으로 1.4배 증가했다.⑪

가령 각각 자녀를 둔 이혼 남녀가 재혼을 하게 되면 두 가족이 합쳐지는 것일 뿐 아니라 그 바깥에는 친자녀에게 영향을 미치는 전 부인과 전 남편이 여전히 직접 간접의 변수로 작용한다. 어찌 보면 네 가족의 경험과 문화가 혼재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니 재혼가족의 구성원들이 혼란과 갈등에 쉽게 노출된다.⑫ 따라서 재혼생활에서는 조율과 조정, 그리고 사전 점검, 받아들이는 자세가 가장 중요한 문제로 떠오르게 된다.


[사진-pixabay]


때마침 KBS 2TV 주말드라마 '아이가 다섯'(극본 정현정, 정하나, 연출 김정규, 제작 에이스토리)이 후반에 들어와 재혼 후 새로운 가정의 재편과정을 한정된 분량이지만 압축적으로 그려내고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드라마제목이 ‘아이가 다섯’이라고 했지만 지금까지는 드라마 전개상 ‘아이 다섯’의 존재는 없이 ‘상태(안재욱 분)와 미정(소유진 분)’의 러브라인이 중심을 이루고 있고 아이들은 그저 백화점 할인행사 덤으로 주는 ‘1+1’ 행사의 목록에 추가되는 정도 였다.

그런데 극 후반부에서라도 ‘아이가 다섯’이라는 제목처럼 남은 분량을 ‘재혼 후’ 아이들 문제에 좀 더 비중을 두고 사실적으로 다루어 준다면 초혼과 다른 재혼가족들만이 안고 가야할 방향에 대한 이해도 가 휠씬 더 높아 질것이다.

두 가족이 재혼으로 합쳐진 이후 최근 방영된 드라마 내용을 근거로 분석해 보면 첫째, 우영(정윤석 분)이 뒤늦게 인철(권오중 분)로 부터 "사실 아빠는 재혼을 했다"는 말을 듣고 상처를 받는다. 아이의 입장에서는 부모로부터 일방적으로 버림을 받았다 는 인식을 갖게 되고 이 부분은 이후 성장과정에서 자칫 아이에겐 평생 트라우마로 남게 될 수도 있다.

그래서 아이들의 바람직한 성장을 위해 함께 사는 부모와 이혼한 비동거 부모들끼리라도 협조해야 한다는 과제를 안게 된다. 캘리포니아 법원의 선고처럼 한번 부모는 영원한 부모이기 때문이다.

둘째, 외손자인 수(조현도 분)와 빈(권수정 분)은 교육 환경적 정서적으로 이미 안정되어 있고 잘 갖추어진 조건에서 생활하고 있는 상태에서 아버지를 따라 환경이 뒤바뀌는 새로운 가족과 결합하기 위해 회군한다는 설정은 현실에서도 매우 힘든 결정이고, 어쩌면 사실상 불가능한 얘기 일수도 있다. 이런 상황을 이해하기에는 아이들 나이가 너무 어리다. 그럼에도 드라마처럼 재혼을 감행한다면 아이들의 불만 혹은 이탈이 예상 될 것이다. 재혼가정의 안정 또는 재이혼으로 다시 내몰리는 주요소가 아이들 적응 문제와 깊은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전(前) ‘처가’의 식구들이 외손자인 수(조현도 분)와 빈(권수정 분)에게 제공하려는 교육환경적요소가 현실에서는 새부모 보다 더 크게 작용 할 것이다. 여기에다 친자식처럼 손자를 길렀다면 조부모에게도 면접교섭권을 허가해야 한다는 법원의 첫 판결이 나왔다는 것을 상기 한다면⑬ 전(前) ‘처가’의 식구들이 제공하고자 하는 교육환경을 잘 활용하고 이들과 외손자들 간에 소통을 계속 유지 시켜 재혼에 따른 급격한 환경변화를 최소화 시켜 나갈 때 아빠의 재혼뿐만 아니라 아이들도 재혼에 따른 변화를 받아 들일수가 있을 것이다.

셋째, 어느 재혼가정이든 초기에는 혼란에 빠져 드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지극히 정상적인 일(?)이다. 혼란 후 새로운 가정으로 탄생하는 데는 약2~3년 정도 의 경과기간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드라마 내용처럼 빈(권수정 분)은 막내로 지내다가 가족들이 합치면서 막내지위 대신 언니역할로 가족내 서열이 바뀐다. 막내로써 누리던 사랑의 특권이 가족이 합쳐지면서 자기보다 더 나이어린 새로운 여동생 우주에게 사랑의 관심이 옮겨진다. 그래서 드라마 대사의 표현처럼 자기가 받아야 하는 ‘사랑이 반쪽’이 되어 버리고 만다 (드라마에서 이상태 아이들은 풍족했던 교육환경 등을 더 이상 누릴 수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어려워했고, 안미정 아이들은 모친 안미정의 사랑과 관심이 분산 되는 데에 따른 혼란을 느낀다).

드라마가 아닌 실제 삶의 모습에서는 최악의 경우, 아이들끼리 양진영으로 갈리면서 편을 가르게 되고 가족내 영역을 확보하기 위해 내전에 돌입하게 된다. 양진영이 각자 키우다 데려온 반려동물이 있었다면 그 개와 고양이도 주인들 따라 으르렁거리기 시작한다.

넷째,<경계정립>의 문제가 나온다. 극중에서 막내딸 우주가 갑자기 방문을 열고 엄마 아빠와 같이 침대에서 자겠다고 베개를 갖고 들어온다. 엄마와 같이 살 때는 별문제가 없었던 행동이지만 재혼가족으로 환경이 바뀌면서 부모와 자식 간의 <경계정립>의 문제가 발생한다. 이 또한 시간을 갖고 아이의 생활습관을 바로 잡기 위해 설득 시켜야할 문제이다. 그리고 같이 살지 않은 부모와의 <경계정립>문제도 발생한다. 비동거 부모인 인철(권오중)이 학교로 찾아가 떨어져 사는 딸(윤우리)에게 휴대폰을 주면서 언제든 필요시 통화하라 하고, 어느 날 아이는 밤늦은 시간 가족들 몰래 집밖 복도로 나와 아빠가 보고 싶다고 하며 통화하는 장면이 나온다.

재혼가족의 단합이 쉽지 않은 장면들이다. 드라마가 연출이라 하지만 실제 재혼가정에서도 흔히 겪는 문제들이다. 혼란 후 새로운 가정으로 탄생하는 데는 약2~3년 정도 의 경과기간이 필요하다는 얘기가 결코 빈말이 아닌 경우이다.

하지만 새부모들의 확고한 단결은 이런 저런 어려움을 극복하는 원천이 된다. 재혼부모의 단합만 잘 이루어진다면 가족 간의 문제들은 곧 수습되고 정상화 될 것이다. 이 드라마에서는 재혼부부의 결속은 충분히 표현되어 있고, 아이들이 혼란에 처해 있는 상황을 부모들이 인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우리는 드라마를 통해 드러난 얘기처럼 아이들이 급격한 정서적 환경적 변화 없이 새부모와 자녀들의 친밀감을 높이면서 주변가족들과 함께 조화를 이루고, 그리고 같이 살지 않은 아이들의 부모들과 정기적 비정기적 교류까지 포함한 폭넓은 가족 구성권을 형성해야 한다는 사실을 우리 모두가 알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이다.

더러는 아이들을 위해서 재혼한다고 하지만 당사자인 아이들은 이혼과 똑같은 비중으로 재혼도 ‘충격’으로 받아들인다. 이혼과 재혼으로 아이들은 자신들의 부모를 잃어버린다고 생각한다. 전쟁고아나 다를 봐가 없는 신세가 된다. 적어도 아이들 시각에서는 그렇게 생각한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초혼실패의 상처를 넘어 재혼을 꼭 하려는 이유’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다수가 ‘제대로 된 결혼생활을 해보고 싶어서(남 61.8%, 여 76.7%)’ 라고 답하고 있다.⑭

‘아이가 다섯’이라는 드라마 제목은, 그 제목 자체가 아이 다섯이 잘 융합해 새로운 재혼가족의 탄생을 예고하는 ‘재혼해피엔드’임을 알 수가 있다. 이처럼 부모가 이혼해도 아이는 행복할 수 있고 재혼에 안착 할 수가 있다.

이를테면 여섯 살 지은(가명)이가 스케치북에 그린 가족은 모두 7명이다. 지금은 떨어져 사는 엄마와 엄마의 남자 친구, 함께 살고 있는 아빠와 새엄마, 할머니와 동생이 둥글게 서서 손을 잡고 있다. 모두 얼굴에 웃음이 가득했다. 지은이 부모는 1년 전 이혼했다.⑮

"지은이는 매주 한 번은 엄마를 꼭 만났어요. 엄마가 새로 생긴 남자친구를 소개해주고, 같이 놀러 다니기도 했고요. 덕분에 지은이는 부모가 이혼했어도 '나를 사랑해주는 가족이 더 늘었다'고 느끼는 겁니다. 부모는 이혼해도 아이는 행복할 수 있어요. 어떻게 이혼하느냐에 달린 거죠."

"재혼=당신's +나's +우리's " 로 표현되는 재혼의 등식은 제대로 된 결혼 생활을 해보기 위해서는 반드시 재혼 후 가족 간의 조율과 조정 , 준비과정으로서의 사전 점검, 받아들이는 자세가 필수적이어야 함을 강조하고 있고, 특히 자녀들이 있는 경우 보다 정교하고 세밀한 보살핌과 염려가 뒤 따라야 한다는 사실을 알 수가 있다.








① 권삼윤 < 문명비평가 >,‘프리섹스’, 해방과 혁명을 이끈다, 신동아[2001년 05월호] p.536 ~ 549

② 제민일보, 2011, 02,19

③ 엘리자 베트벡-게른스하임, 가족 이후에 무엇이 오는가?, 박은주 역, 새물결(2005) p.65-66

④ 미래의 가족 형태는 ‘조각보形’, 주간동아270호(p56~57), 2001.02.08, 필자 내용요약정리

안인용 기자, 너무나 복잡한 가족의 탄생!, 한겨레21, 2006년 10월 24일

⑥ 엘리자 베트벡-게른스하임, 위의 책 p.64-65

⑦ L.H.가농& M.콜맨, 재혼가족관계, 김종숙 역, 한국문화사(2003), p.22

⑧ 짐모스크, 이혼해피엔드, 권성혜 역, 미션월드라이브러리 , (2005) p.159 -160

⑨ [조선일보 김윤덕 기자], 재혼도 쿨하게? 글쎄…, 2006년 5월 31일

⑩ 안인용 기자, “당신의 방황을 줄여드립니다”, 한겨레21, 2006년 10월 24일

⑪ 배민욱, [조각난 한국가정③]재혼부부들 '또 이혼의 늪'…재이혼 상담 1.4배↑, 뉴시스, 2012.05.20

⑫ 김윤현 기자, [커버 · 재혼가정 행복만들기] 험난한 행복찾기 '재혼', 한국 아이닷컴, 2007.05.11

⑬ (서울=연합뉴스) 임미나 기자, 자식 잃고 기른 손자…법원, 조부모 면접권 첫 인정, 2016/02/23.[서울가정법원 가사22단독 제갈창 판사는 딸이 죽고 나서 3년 가까이 외손자를 기른 A(60·여)씨가 사위를 상대로 "손자를 정기적으로 만나게 해달라"며 낸 면접교섭권 허가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고 23일 밝혔다].

⑭ 이데일리 e뉴스 박지혜 기자, 두 번째 결혼, 이럴 때 회의 느낀다..그럼에도 재혼한 이유?, 2013.05.23

⑮박상기 기자, 부부 갈라섰다고, 애들까지 갈라놓진 마세요, Chosun.com, 2015.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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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죽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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