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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재혼/자신이 겪은 결혼실패의 경험을 되풀이 하지 않으려면


국가 행복지수 수위에 드는 나라들 중 우리는 덴마크를 빼놓을 수는 없다. 그런데 우리가 눈여겨 볼 것은 행복지수가 앞서는 나라 덴마크인 들의 이혼율이다.

덴마크 통계(www.dst.dk/da)에 따르면, 덴마크의 한해 이혼율은 매해 평균 45%에 달한다. 2012년도 이혼율도 46%로 매우 높았다. 또한, 동성 결혼도 계속 늘고, 이들의 이혼율도 늘고 있다. 이러한 이혼율과 관련한 또 다른 통계를 보면, 이혼한 사람들이 재혼한 후 다시 이혼하는 재혼 이혼율은 67%이고, 재혼 이혼자가 다시 결혼해 세 번째 이혼하는 삼혼 이혼율은 73%라 한다.

물론 이런 통계치는 이혼율 산정방법에 따라 차이가 날 수 있지만, 어떻든 우리 눈높이에서 보면 굉장히 높은 이혼율임은 분명한 듯하다.① 아직 사회나 국가차원에서 재이혼율의 통계가 부족한 우리에게는 분명 참고가 될 수치임에는 틀림없다

덴마크 통계가 시사하듯 재혼 이혼율은 67%이고 삼혼 이혼율이 73%라는 수치는 이혼 후 재혼을 위해 다른 짝을 찾아 나서는 것이 자칫 진정한 의미의 변화가 아닌, ‘그것은 자신이 겪은 실패의 경험을 되풀이 하게 만들 뿐이다’ 라는 단서를 떠올리게 한다.② 분명 이런 식의 표현은 재혼을 생각하는 사람에겐 참으로 부담스러운 말이다.

하지만 재혼은 성업(?)중이다. 전체 혼인 중 재혼이 차지하는 비율은 꾸준히 매년 증가 하고 있다. 당연히 재혼카페나 사이트, 재혼전문 결혼정보회사도 활발히 움직이고 있다.

"이혼 남녀 열차미팅" “7월X일 덕수궁 돌담길 미팅” “평촌에 국수 먹으러 가는 이벤트” “돌싱남녀 골프미팅” 등 인터넷을 중심으로 ‘번개’ 모임이 자주 열린다. 적극적인 이혼 남녀들의 만남의 구애 현장이 다양하게 펼쳐지고 있다.③ 모 결혼정보회사가 남녀 재혼 희망자 20쌍을 대상으로 연 미팅 파티의 모습을 보자④


"모두 오른손을 머리 위로 올리세요. 자, 따라 외칩니다. 할 수 있다!" 진행자를 따라 '할 수 있다'를 외치는 김성민(가명·36·회사원) 씨의 목소리엔 흥분을 넘어 비장함까지 느껴진다.

앞으로 6시간이 주어지고, 여성 한 명과 일대일로 얘기할 수 있는 시간은 2분 30초에 불과합니다. 행사 폐막 10분 전, 마음에 드는 여성 3명의 이름을 종이에 적어 냅니다.

결과는? 성민 씨는 이날 학원 강사인 30대 초반의 여성과 '짝'이 됐습니다. 그녀와 기념사진을 찍으며 이렇게 말합니다. "몇 년 전만 해도 이런 행사에 나오는 건 상상도 못했죠. 하지만 이젠 당당해요. 제 인생이잖아요." .


한 이혼 전문 상담가는 “이혼 1년이 지나고 나서도 재혼하기 싫다는 사람을 아직 한 명도 보지 못했다”고 말한다.

실제 ‘전 배우자와 이혼을 한 후 재혼에 대한 생각은 어떤 상태입니까?’라는 질문에서는 남성 64.3%(매우 긍정적 31.0%, 다소 긍정적 33.3%), 여성 45.6%(매우 긍정적 13.9%, 다소 긍정적 31.7%)가 긍정적이라고 답했다.⑤

동료 의사와 결혼했던 한모(34)씨는 2년이 못 돼 이혼했다. “서로 다른 병원에서 레지던트로 근무하면서 너무 바쁜 나머지 마음이 멀어졌습니다.” 한씨는 1년 쯤 후 의과대학 동아리 후배에게 떳떳하게 구혼, 재혼에 성공했다. 처녀였던 후배도 꺼리지 않았다. 주위에서는 “한씨가 첫 번째 결혼보다 훨씬 행복하고 당당해 보인다”고 말한다.

하지만 첫 번째 결혼이 행복을 담보해주지 못했듯이 두 번째 결혼인 재혼도 결코 행복의 보증수표가 아니다. 오히려 가족관계가 초혼 때보다 복잡해지면서 예기치 못한 갈등과 어려움에 봉착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재혼에 대한 기대가 깨지면서 또다시 결혼생활의 굴레를 벗어나려는 욕구가 커질 수 있다.

또 가족, 친지들이 이혼을 적극 만류하는 초혼 때와는 달리 재혼의 경우 주변의 관심도 덜할 뿐더러 당사자들 역시 ‘한 번 이혼했는데 두 번 못하겠냐’는 식의 자포자기적 태도를 갖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⑥ 그래서 재혼가정의 삶은 생각만큼 순탄치 않은 것으로 나타 날수도 있다.

물론 관련부서에서는 현재 공식 통계로 재혼자의 이혼 현황을 파악하고 있지는 않다. 하지만 가족문제 전문가들은 재혼가족의 재(再)이혼 사례가 초혼가족의 이혼보다 더 많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처음에는 '서로의 처지를 잘 이해할 수 있겠구나'라는 마음에 급속히 가까워지지만 이내 멀어져 또다시 상처를 입는 남녀도 많다. 그만큼 재혼가정의 이혼 위험성도 높다는 것이다.⑦


3년 전 두 딸을 데리고 재혼했던 김모(38.여.서울 서초동)씨는 "서로 데리고 온 아이들 사이의 갈등과 친척이나 이웃 등 주변의 곱지 못한 시선 등이 겹쳐 결국 다시 헤어지게 됐다"고 털어놓았다.


한국가정법률상담소에 따르면, 재혼가정의 이혼 상담은 2002년 13.3%, 2004년 14.7%, 2006년 15%로 매년 늘고 있다.


2008년 재혼 희망자는 82.9%였지만 다음 해부터는 73.9%, 73.4%로 크게 감소한 것. 급기야 지난해에는 70.3%까지 감소해 예년 대비 10%포인트 가량 낮아졌다.

반면 같은 기간 동안 삼혼 이상 희망자는 1.7%, 9.8%, 11.0%로 증가하기 시작해 지난해에는 13.3%를 차지했다. 이처럼 삼혼ㆍ사혼 희망자가 증가하는 이유는 재혼 커플들이 초혼자들 보다 이혼을 성급하게 생각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⑧


결혼관련 법률을 자문하는 한 변호사는 “재혼한 지 1~2년도 지나지 않은 40~50대 부부들이 이혼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대부분 자녀문제, 경제문제 등이 원인”이라고 말했다.⑨


[사진-pixabay]

사별로 혼자된 50대 김정호(가명)씨는 이혼 경험이 있는 지금의 아내를 만나 지난 1999년 재혼했지만 최근 이혼을 고민하고 있다. 자신의 아들과 아내의 딸까지 총 네 식구가 함께 살았는데 아내가 힘든 일은 자신의 아들에게만 시키는 등 딸과 차별을 하면서 다툼이 잦아졌다. 아들이 가출을 하고 군 제대 후에도 집에 돌아오지 않는 등 갈등의 골은 깊어져 갔다. 결국 김씨는 이혼 절차를 밟고 있다.

김혜선(60·가명)씨는 사별 후 8년간의 교제 끝에 재혼했다. 그러나 결혼 초 남편 전처의 딸이 결혼 준비를 하는 과정에서 딸과 남편에게 의견을 무시당하면서 마찰을 빚기 시작했다. 남편은 경제권을 꼭 쥐고 김씨가 동전 하나 쓰는 것에도 간섭을 했다. 사별한 남편의 친구였던 지금의 남편에게 많은 의지를 해왔지만 김씨는 “이제는 지쳤다”고 말한다. 이처럼 재혼 가정은 자녀와 재산 등에서 문제를 겪는다.⑩

한국여성개발원 장혜경(가족 보건복지 연구부장) 박사는 "통계로 집계된 것은 없지만 일반적으로 재혼가정의 이혼율은 초혼인 경우보다 훨씬 높다"고 예측한다. 미국의 경우 초혼의 이혼율이 40% 정도인데 비해 재혼가정은 70% 정도가 다시 이혼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⑪

그렇다면 잃어버린 행복을 되찾으러 나선 재혼가족이 다시 위기를 맞는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1차적으로 재혼가족의 구조적 특성을 근본적인 원인으로 지적한다.

흔히 혼합가족으로 표현되는 재혼가족은 그만큼 여러 요소가 복합적으로 섞여 있어 갈등 또한 심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재혼은 잘 알려진 어려움들을 안고 있다. 자녀들이 양부모를 받아들이기 꺼리거나 부부만의 시간을 갖기도 어려울 수 있다. 한쪽 배우자가 전 결혼에서 낳은 아이들 양육비를 대고 있을 수도 있고 그 아이들을 위해 재산을 따로 남겨두고 싶어 할 수도 있다. 자신이 독립심을 잃어버릴까 하는 걱정이나 고약한 전남편(혹은 전처) 같은 그 밖의 소소한 다른 부담도 존재한다.⑫


재혼의 실패확률에 관한 심리학적 분석도 귀 기울일 만하다. 충분한 이해 없이 재혼을 서두르는 것도 문제지만, 이혼한 배우자를 지긋지긋하게 생각하면서도 또 다시 비슷한 사람과 재혼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김정운 교수는 심리학에서 "사랑은 '습관' 또는 '길들여진 것'으로 해석되기도 한다며 자기가 이미 길들여진 방식을 사랑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또 다시 비슷한 사람을 선택하게 된다"고 진단했다.⑬ 첫 단추부터 잘못 끼워질 개연성이 있는 분석이다.

이는 결국 남녀 모두 이혼의 이유에 대해 ‘살면서 노력 부족’보다는 ‘배우자 선택의 잘못’을 더 큰 원인으로 생각한 조사 결과와도 일치 하는 데, 특히 이런 견해는 여성이 남성보다 상대적으로 강했다.⑭


온리유에 의하면 돌싱들은 남녀 불문하고 초혼 때 배우자 선정 시 ‘(상대의) 남성 응답자의 26.3%, 여성 25.1%가 성품’을 진지하게 고려하지 않고 결혼해서 이혼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 됐다.

이어 남성은 ‘상호조화’, ‘삶의 자세’, ‘가족사항’ 등의 순으로 답했고, 여성은 성향에 이어 ‘능력’, ‘상호조화’, ‘삶의 자세 등을 꼽았다.


하지만 이런 각성에도 불구하고 ‘배우자 선택의 잘못’은 당사자들에 의해서 여전히 되풀이 될 가능성이 상존하고 있다.

비에나래의 이경 회원관리실장은 “결혼 상담을 해보면 이상과 현실 사이에 괴리가 크다는 것을 자주 경험 합니다”라며 “성별 관계없이 초혼 및 재혼 모두 성격이나 가치관이 중요하다고는 하면서도 실제 만남 상대로는 남성의 경우 ‘외모’, 여성은 ‘경제력’을 최우선시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특히 30대 후반부터 50대 초반이 대부분인 재혼 여성의 경우 ‘상대의 보유 재산 수준’이 가장 중요한 배우자 조건으로 작용 합니다”라고 설명했다.⑮ 다이달로스의 라비린토스(Labyrinthos) 즉, ‘미궁(迷宮)’ 또는 ‘미로(迷路)’가 생각나는 대목이다.

이혼의 원인이 결혼에 있다는 말이 있듯이 일생에 걸쳐서 한번밖에 할 수 없는 일들은 한번 빗나가면 다시는 만회하기가 불가능하다. 왜냐하면 두 번째 기회란 없기 때문이다. 결혼도 이러한 일들 중의 하나여서 그것을 하기 전에 정말 잘 생각해 보아야 한다.⑯ 그렇다면 이미 길들여진 사랑의 방식을 탈피하고, 표피적인 외부조건의 유혹에 흔들리지 않고 ‘(상대의) 성품’을 실수 없이 판단하는 방법은 없을까?

최근 20~50대 직장인·주부 사이에서 유행하고 있는 '미니멀리즘 게임(minimalism game)'이란 것이 있다.⑰ 일본에서는 2011년 '단샤리(斷捨離)'라는 이름으로 유행했었다. 요가의 행법(行法)인 단행(斷行), 사행(捨行), 이행(離行)의 첫 글자에서 나온 단샤리는 '끊고 버리고 떠난다'는 뜻으로 물건에 대한 집착을 버리는 운동을 말한다.

이 게임은 매달 1일에 1개, 2일에 2개, 30일에 30개씩으로 물건 개수를 날짜에 맞춰 버리는 식으로 진행, 자신이 버리는 물건은 날짜별로 사진을 찍어 사진 공유 SNS인 인스타그램 등에 공유한다. 매일 빠지지 않고 한 달간 465개의 물건을 버리면 게임은 '성공'이다.

불필요한 물건들을 버리고 최소한으로 살자. 그리고 살수 있다는 것을 몸소 실천하는 것이다. 이 게임을 하는 사람들은 "마음이 편안해 지는 것뿐만 아니라 실제 생활도 바뀌었다"고 했다. 성공한다면 생활에서 대단한 자기절제의 실천력을 보여 주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도 재혼에서 상대에 대해 기대하는 조건들을 하나둘씩 버려 보면 어떨까? “연애는 이상, 결혼은 현실, 재혼은 조건”이라고 하는데 내가 바라는 그 재혼의 조건들을 하나둘씩 내마음속에 지워 나간다면 결국 진정 사람만을 볼 수 있는 안목이 생기지 않을까?

초혼 때도 사람의 ‘성품’ 파악을 소홀히 했다고 하는데 재혼에서도 조건에 더 집착하다보면 초혼의 실패원인을 되풀이하는 결과가 될 수밖에 없다. 때마침 이준관 시인의 '구부러진 길'에서 발췌한 문안을 근거로 서울 광화문 교보생명빌딩 전면에 '광화문글판 여름편'을 선보이고 있다. ⑱


구부러진 길이 좋다/ 들꽃피고/ 별도 많이 뜨는/ 구부러진 길 같은 사람이 좋다.


편리함과 빠름을 쫓는 직선의 시대에 아름답고 소중한 것들을 오롯이 느끼려면 여유를 갖고 주변을 둘러보는 지혜가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재혼도 마찬가지, 이혼으로 끝나버린 초혼이 편리함과 빠름을 쫓는 직선의 시대에 사랑이었다면 재혼은 아름답고 소중한 것들을 오롯이 느껴지는 그래서 여유를 갖고 사람을 찬찬히 둘러보는 지혜로운 만남과 사랑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사랑은 우리가 완벽함을 단념하고 인간의 결함 속에 깃든 아름다움을 깨달을 때 완벽해진다. 행복 또한 완벽한 인간이 되는 데서 오는 게 아니라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할 때, 그 함께함 속에서 비로소 두 사람이 완벽해 질 수 있다는 것을 발견할 때, 행복은 그렇게 찾아오는 것이다.

그래서 사랑을 찾는데 중요한 것은 적절한 사람을 만나는 게 아니라 적절한 사람이 되는 것이다. 다시 말해, 상대를 내 마음대로 조종하거나 소유하려는 잘못된 욕구를 버리고 사랑 그 자체에서 안정과 평온을 얻는데 만족할 줄 알아야 한다.

다른 사람을 진정으로 사랑할 수 있다는 무한한 가능성에 마음을 열 때, 우리의 삶이 의미와 방향을 찾게 된다. 우리는 성장(다른 사람을 만남으로써 내가 변화 하는 것)과 진정한 내면의 평화(인간으로서 지니고 있는 결함을 받아들이는 것)라는 두 가지 가능성에 자신을 열어 놓게 된다.⑲

여기 어느 부인이 사랑하는 남편에게 “당신은 내가 꿈꾸던 남자가 아니야”(Dear Husband: You Are Not The Man Of My Dreams)라는 다소 도발적인 제목으로 띄운 편지가 있다.⑳ 물른 제목과는 다르게 현실 속에 드러난 사랑에 대해 감사 하는 마음이 역설적으로 표현되고 있다. 만일 ‘남편’ 대신에 ‘부인’으로 그 수신자를 바꾼다면 ‘당신은 내가 꿈꾸던 여자가 아니야’ 라고 표현되겠지만 그 내용은 마찬가지 일 것이다

편지는 ‘우주의 중심이 되는 사랑이, 강하고 안정적인 부부 생활의 핵심 요소였고, 그래서 우리는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습니다'라는 상투적이고 선언적 표현대신에, 내가 당신을 사랑하게 만드는 멋진 점들을 다 적는 대신에, 난 당신이 어떤 것이 아닌지, 어떤 걸 하지 않는지, 어떤 것이 절대 될 수 없는지에 대한 한계를 지적하고 있다. 대신 그 한계에 좌절하고 실망하기 보다는 오히려 그 한계를 보완하고 뛰어 넘는 역동적인 힘(사랑)을 습득한 것에 대해 감사하고 있다.


사랑하는 남편에게,

첫째, 당신은 내 꿈속의 남자가 아니야. 내 꿈에서는 내 남편은 결코 흔들리는 법이 없어. 나한테 무엇이 필요한지를 나보다도 먼저 알고 맞춰 줘.

좋지 않은 날들, 내가 최악이거나 아이들이 내 신경을 긁거나 모든 게 다 잘못되는 것 같은 날이면, (‘내 꿈속의 남자’는 나한테 무엇이 필요한지를 나보다도 먼저 알고 이런 저런 것을 내가 고민하기 전에 다 해결해줘) 하지만 난 그 남자보다는 당신을 갖겠어. 당신은 진짜니까.

물른 당신은 모든 답을 다 알고 있지는 않아. 그런 사람은 없으니까. 내가 불합리하게 굴때 당신은 무한한 참을성을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니야. 당신은 내가 하는 모든 걸 다 사랑하지는 않아. 내가 하는 모든 일이 다 사랑스럽지는 않으니까! 당신이 늘 꿈결 같았다면, 그게 우리 둘 다에게 얼마나 부담이 될까! 진정 인간적이고 결점이 있는,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데, 우리 삶이 꿈결 같다고 가장하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아줘서 고마워.



[사진-pixabay]


둘째, '빛나는 갑옷을 입은 기사'가 되려고 노력하지 않아줘서 고마워. 인생에는 혼자서 싸워야 하는 싸움들이 있는데, 내가 힘을 기르고 힘든 싸움에서 지혜를 얻을 기회를 당신이 결코 빼앗지 않아서 기뻐. 당신이 내 기사였다면, 내가 나 자신을 위해 싸우는 방법을 알았을까? 늘 당신이 나를 구해줘야 한다고 생각 했을 것이고 그런 만큼 내가 약해 졌을 테니까......


셋째, 나는 우리가 서로에게 만족했다는 게 기뻐. 당신은 차에 혼자 있을 때면 음악을 크게 틀고 콘서트에 가는 걸 좋아하지만, 큰 음악 소리를 견딜 수 없는 여자에게 만족했어. 당신은 늦게까지 깨 있는 걸 좋아하지만 새벽이 되자마자 일어나는 사람에게 만족했어. 뉴욕 출신의 이탈리아계 미국인인 당신은 파스타와 빵은 별로라고 생각하는 사람에게 만족했어. 열심히 책을 읽는 나는 책을 거의 펼치지도 않는 당신에게 만족했어. 우리가 서로에게 만족할 수 없다고 결정했다면 우리가 갖지 못했을 열정, 짜릿함, 욕정, 기쁨, 모험, 만족감을 생각해 봐.


넷째, 난 당신이 매일매일 나를 행복하게 만들려고 노력하지 않아서 기뻐. 당신이 나를 언제나 미소 짓게 하는데 당신 삶을 바치지 않아서 기뻐. 미소 밖에 없는 삶은 진짜 삶이 아니니까. 나는 당신이 내게 끊임없이 칭찬·격려·응원·지지를 해 주지 않아서 기뻐. 당신이 매일매일 내가 당신 우주의 중심이라고 느끼게 하지 않아서 기뻐. 우리가 완벽해서 절대 싸우지 않았다면, 정말 멋진 화해의 섹스를 못했을 것 같지 않아? 우리는 행복한 척을 너무 잘해서 진짜 행복이 어떤 기분인지 몰랐을 거야.


다섯째, 내게 당신이 필요할 때는 거의 언제나 곁에 있어줄 거라는 걸 알고 있어. 가끔은 내가 부탁해야 해야만 어떤 일을 해야 할지 눈치를 채지만, 언제나 그렇듯 매번 어떤 일이든 자신을 먼저 챙기는 버릇, 그래도 괜찮아. ......하지만 내가 당신을 정말로 필요로 할 때 당신이 나를 돌봐 줄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어. 그리고 당신이 내가 들어야 하는 모든 말을 다 해주지는 않겠지만(당신은 마음을 읽을 수는 없으니까), 내가 자세히 들여다보면 나는 당신이 하는 여러 일에서 나에 대한 사랑, 감사, 존경을 볼 수 있어.


여섯째, 당신이 나를 만나기 오래 전에 동화를 버렸다는 게 기뻐. 가끔 우리의 꿈을 같이 이야기하고 판타지를 의논하고 작은 문제들이 존재하지 않는 척하는 건 재미있지만, 내가 당신과 즐기는 것만큼 다른 사람과 현실을 즐길 수 있을지 모르겠어.


이혼으로 끝나버린 지난 시간 속에서 내가 생각하고 꿈꾸던 사랑과 어떻게 다른가? 꿈속의 ‘그/그녀’가 아니어서 실망했고, '빛나는 갑옷을 입은 기사'는 오간데 없고, 서로에게 불만이 많았고, 나를 행복하게 만들려고 노력한 흔적도 없었고, 물른 나를 위해 스스로 알아서 하는 일도 없었고, 결국 동화 같은 삶을 원했는데 현실은 그에 미치지 못해 결국 결혼을 파탄 내 버렸는데......문제는 다른 사람들은 ‘꿈속의 그/그녀’가 아니라도 잘만 살고 있고, 아니 한 걸음 더 나아가 오히려 동화 같은 삶이 아니어서 더 감사 하다고 하는데 ......그럼 나는 어떻게 해야 하나?

삶의 다이어트가 필요한 것처럼 결혼에 대한 생각의 변화가 필요하지 않는가?

성공적인 결혼이란 엘튼 트루블러(Elton Trueblood)의 말처럼㉑ 잘 어울리는 두 사람이 만나서 그 최초의 결합으로 인하여 그 후로는 쭉 행복하게 사는 그러한 것이 아니다. 그것은 부족하고 다투기 잘하는 두 사람이 그들 자신보다도 커다란 어떤 꿈과 목적에 사로 잡혀서 반복되는 실망에도 불구하고 긴 세월을 통하여 그 꿈을 실현시키기 위해 함께 노력해 가는 방식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미국드라마 ‘섹스앤더시티’ 중 시즌4의 에피소드2 에는 이런 내용이 나온다.

주인공 캐리가 그렇게 사랑하던 돌체앤가바나의 패션쇼에 서게 되었다. 그러나 높은 힐을 신고 나온 캐리가 무대에서 보기 좋게 나자빠진다. 짧은 순간, 그녀는 선택해야했다. 나왔던 곳으로 들어가 한탄하며 영영 실패한 모델이 될 것인가, 아니면 다시 벌떡 일어나 가던 길을 가야할 것인가. 그녀의 불행을 연신 사진으로 찍어대던 사진사에게도 한 마디 하고, 객석에서 격려해주는 친구들을 생각하며, 그녀는 넘어진 그 자리에서 일어나 계속 걸었다.㉒

지난 전혼(前婚)의 실패는 “캐리가 무대에서 보기 좋게 나자빠진” 것처럼 내가 그렇게 고대하고 바라던 무대 위에서 미끄러져 버린거나 다를 바 없다. 하지만 “그녀가 넘어진 그 자리에서 일어나 계속 걸었던 것처럼” 우리도 움츠리지 말고 계속 걸어야 한다. 삶은 계속 이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는 두 번째의 ‘미끄러짐’을 방지 하기위해 맹목적인 열정이나 내가 고집하는 ‘조건’에서 벗어날 필요는 있다.

때마침 이웃 일본에서는 ‘마스크 맞선’이 선보이고 있다. 맞선자리에 웬 마스크냐 라는 의문과 다소 딱딱하고 어색한 분위기가 느껴질 수도 있지만 외모보다 인품을 중시하며 미래의 남편·아내를 찾는 흐름의 결과라고 본다면 우리 또한 이런 취지에 동감 못할 이유는 없으리라.

현장은 다른 맞선파티와 큰 차이는 없지만 참가자들은 마스크를 반드시 써야 하고 본명 등 호구조사를 하지 않으며, 맞선에서 최악의 질문으로 손꼽히는 "연봉은 얼만가요?"라는 말을 금지하고 있다. 또 맞선용 의상과 메이크업 등 특별한 준비 없이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남녀 모두에게 권한다. 일부 여성은 화장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렇다고 콤플렉스를 가진 사람만 참석하는 것은 아니다. 모델인 한 여성은 "외모는 젊었을 순간이지만, 인품은 평생"이라고 말했다.㉓

비록 한 뼘 정도의 얼굴만 가릴 수 있는 마스크라지만, 그것을 맞선 자리에서 써야하는 의미를 되새겨 본다면, 재혼에 나서야 하는 우리들에겐 나름대로 큰 의미가 있을 것 같다.






① 남상욱 서원대학교 경영대학 교수, [시론]행복한 삶을 찾는 사람에게, 한국보험신문, 2014.09.29

② 세르주 헤페즈, 결혼의 적들, 조정훈 역, 마고북스(2004), p.213

③ 대화부족-성불만…'6호 이혼시대' ,조선일보, 2001.07.04 ,이하 기사내용 정리

④ 박희창. 신진우 기자,[O2/커버스토리]재혼, 당당하게 두드리는 행복의 문, 동아일보, 2011.11.26

⑤ 황지혜 동아닷컴 기자, 재혼 망설이는 이유, 男 “돈 보고 올까봐”…女는?, 2016-06-23

⑥ 김윤현 기자, 위 기사

⑦ 배민욱, [조각난 한국가정③]재혼부부들 '또 이혼의 늪'…재이혼상담 1.4배↑, 뉴시스, 2012.05.20

⑧ 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 "4번째 결혼?" 재혼커플 또 이혼하는 이유, 2012.05.02

⑨ 박란희 최수현 기자, '손님 같은' 남편 아이 준비 안된 재혼은…,조선일보, 2007년 10월 27일

⑩ 이하나 기자, 2011 대한민국 가족 재혼 가정, 여성신문, 2011-05-20

⑪ 힘든 선택 뒤 재혼 더 힘든 고비, 중앙일보, 2004.07.06, 이하 기사내용 정리

SELIZABETH BERNSTEIN, 재혼의 비밀, Korea Real Time september 20, 2011

⑬ 김윤현 기자, 위 기사

⑭ 박재현 기자, 결혼할 때 ‘이것’ 간과해서 이혼··· 돌싱들이 꼽은 1위는?, kyunghyang.com[재혼정보회사 온리-유와 결혼정보업체 비에나래가 전국 재혼 희망 돌싱남녀 502명(남녀 각 251명)을 대상으로 ‘초혼 때 배우자 조건 중 어떤 점을 간과하여 결혼에 실패했다고 생각합니까?’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⑮ 민지희 기자, 초혼과 재혼 여성간 배우자 조건 차이, K모바일, 2008-08-11

⑯ 세르반테스, 돈키호테의 지혜, 신정환 옮김, 오늘의 책(1998) p.96

⑰ 이슬비 기자, [NOW] 당신 삶도 다이어트 해보세요, Chosun.com, 2016.07.06, 이하 기사내용정리

⑱ 최동준 기자, 삶의 여유 담은 광화문글판, 뉴시스, 2016.05.30

⑲ 재니스R리바인& 하워드J.마크먼 편집, 바보들은 왜 사랑에 빠질까 (재니스 R.리바인「사랑은 귀기울여 듣는 것이다」), 김라합 역, 해냄(2002) p.25-26

⑳ Tina Plantamura, 남편에게: 당신은 내가 꿈꾸던 남자가 아니야(Dear Husband: You Are Not The Man Of My Dreams), 허핑턴포스트, 2016년 02월 17일, 필자 부분적으로 내용 재정리

㉑ D.H.스몰, 그리스도인의 결혼설계, 전용원 역, 기독교 문서선교회(1990) p.27

㉒ 칼럼니스트 박신영, 불행에 불행을 더할까, 풍부한 삶에 감사를 더할까, 에이블뉴스, 2016-07-14

㉓ 이동준 기자, [이동준의 일본은 지금] 외모보다 '인품'…"아직도 외모 따지나요?", 세계일보, 2016-07-14


가을-pixabay/ by 한국전환기 가정센터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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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겪은 결혼실패 경험을 되풀이 하지 않으려면 :: 우버 人사이트

m.mk.co.kr/uberin/read.php?sc=51500069&year=2016&no=519661
2016. 7. 20. - 사별로 혼자된 50대 김정호(가명)씨는 이혼 경험이 있는 지금 아내를 만나 지난 1999년 재혼했지만 최근 이혼 고민하고 있다. 자신의 아들과 ...


MK News - 재혼 전 자기점검이 필요한 7가지 마음가짐

news.mk.co.kr/newsRead.php?year=2017&no=602062
2017. 9. 7. - 그러나  모든 경우에서도 결혼의 신비함을 찾을 수도 있고 어려움을 ... 서울가정문제상담소 김미영 소장은 아주 단순명쾌한 비유를 들어 재혼가족이 겪는 어려움을 설명했다. ... 그렇다면 초혼의 실패 경험을 반복하지 않으려면 어떤 노력을 해야 ... 한 번 실패를 하게 되면 자신도 모르게 새로운 사람으로부터 전 남편 ...



『내 인생의 터닝포인트 이혼, 그리고 재혼』 - 북큐브

pre.bookcube.com/epub.php?book_num=170100106
2016. 12. 23. - 초혼의 실패 경험을 반복하지 않으려면 ... 대체로 우리는 성공 보다는 실패 겪었을 때 지혜를 얻기가 더 쉽다. ... 이제 매사에 조심스럽게 자신을 보살피고 오늘 당신 선택 당신 향후 인생을 결정지을 것임을 알고 모든 행동들을 조심 하면서 천천히 .... 제가 과거에 범했던 실수를 그대로 되풀이하지는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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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죽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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