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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재혼과제의 인식미비 와 늘어나는 '동거'








한 번 실패해 내상을 크게 입은 탓에 하고는 싶지만 섣불리 시도하기 어려운 것이 재혼이다. 이런 상황을 감안해서 최근 모 결혼 정보회사가 ‘돌싱’ 남녀들의 재혼을 위한 서비스를 선보였는데 이름 하여 ‘계약 재혼’이다. ①

우리가 고랭지 채소재배 등으로 ‘계약재배’라는 말은 쓰고 있지만 ‘계약재혼’이라는 말은 참으로 생소한 낱말이다. 그만큼 재혼과정의 절박함이 묻어나는 말이 아닌가 생각된다.

계약재혼? 당연히 표준약관이 만들어지고 보험처럼 고지의무가 주어지는 등 성실한 계약 이행 수행을 위한 부속명세서에 참가자들은 서명을 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보험계약처럼 ‘계약’은 해지 될 수 있음을 염두에 둔 것인데 계약내용이 어떤 내용으로 채워지는 것인지 자못 궁금 하기도 하다. 표준약관이 있을 것이고 ‘특약사항’이 있다면 그 특약사항은 위반에 대한 유예조건으로 채워지는 것인지......사람 마음을 조항으로 규제한다는 것이 쉽진 않을 것 같다.

그래서 재혼에서 고려되어야할 사항들이 어떤 것인지 알아야하고 또 재혼의 수단으로서 불가피 하게 선택되는 ‘동거’에 대해서도 우리는 알아볼 필요가 있다.


① 재혼에 대한 예비지식의 부족

그러면 우리는 재혼을 위해 사전에 어떤 준비를 하는가. 재혼에 대한 사전 준비? 재혼을 준비하는 입장에서 보면 참으로 난감한 질문일 수밖에 없다.

가족마다 개별성이 있고 상황이 다 다르기는 하지만, 재혼이라는 구조 속에서 공통적으로 안고 가는 문제들이 있다.

가령 두 가족이 합치면서 하나의 새로운 가족으로 가족 정체감을 형성하고 거듭나기 위해서는 어느 재혼가족이든지 재혼 후 다루어야할 과제가 있을 수 있다. 우리는 이런 내용에 대한 자료들과 사례, 그리고 교육기관이 있다면 직접 참관하거나 아니면 가장 쉽게 접근하기 쉬운 인터넷 혹은 동영상등 미디어를 이용해 그 자료를 촘촘히 체크 하고 점검 해 볼 것이다.

아이들이 포함된 재혼가족이 새롭게 합쳤을 때 드러나는 과제를 중심으로 재혼이라는 구조 속에서 공통적으로 안고 가는 문제들을 한번 확인해보자.②


▷ 상실과 변화 다루기

이혼·재혼의 과정을 거치면서 변화가 오고 이런 변화로 인해 환경이 확 바뀌는 것이다. 아이들의 경우 이전의 가족양식을 유지하고 싶어 하지만 그러한 방식이 더 이상 통할 수 없다 는 사실에 좌절감을 느낄 수가 있다. 아이들의 이런 좌절감을 이해하고 서서히 변화 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 서로 다른 발달상의 요구에 대한 절충

드라마 ‘아이가 다섯’처럼 아이들이 모두 엇비슷하여 올망졸망 하다면 다행이자만, 두 가족이 합쳤을 때 가족구성원 끼리도 세대차이가 날수가 있다. 아동기에 머물고 있는 아이들이 있는가 하면 어떤 아이는 새로운 가족 단위를 이루는데 참여 하기보다는 친구들과 어울려 지내기를 더 원하는 시기에 도달한 청소년일수도 있다.

이러한 차이로 인해 각자의 욕구 중 일부는 서로 맞추기가 쉽지 않다. 융통성과 인내가 필요하며 어떤 ‘차이’에 대해서는 대화하고, 공존하기 어려운 요구는 타협해야 한다


▷ 새로운 정체감 형성하기

지금까지는 각각의 가족들이 자기들 고유한 방식으로 삶을 살아 왔지만 이제 서로 달랐던 삶의 방식을 하나로 통합해야 하는 과제를 수행해야 한다.

‘차이’가 난다는 것이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닌 삶의 방식이 다르다는 것을 인식 한다. 휴일과 생일을 보내는 방법, 각자 좋아하는 음식, 일상적인 일들을 처리하는 방식 등 에 대한 정보를 서로 비교해 본다. 기존의 다른 것들은 언제든 가능한 때 서서히 바꾼다. 가족회의를 통한 새로운 규칙 제정 등 함께 제정 실천해 나간다.


▷ 견고한 부부관계 확립하기

장기적인 관점에서 볼 때 부부관계를 우선적으로 고려한다. 관계자들에 의하면 재혼가정이 아무리 어려운 일이 발생해도 부부관계만 견고하게 결속되어 있다면 다 해결 할 수가 있다고 한다

초기 아이들과 주변에 너무 신경 쓰느라 정작 부부로서 즐거움과 여유를 누리고자 하는 자신들의 요구를 살피는데 소홀히 하기 쉽다. 그리고 부(모), 의붓부(모) 와 자녀 간 감정이 다르다는 것을 예상하고 인정할 필요가 있다.


▷ 새로운 관계 형성하기

로마가 하루아침에 이루어 진 것이 아닌 것처럼, 새로운 가족관계가 하루아침에 형성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함께 시간을 공유하면서 우리는 새로운 가족 간에 의식이 긍정적으로 형성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여전히 합치기전 원래가족 즉, ‘부(모)-자녀’가 일대일로 만나는 시간을 계속 유지 하면서 데리고 온 아이의 감정을 살핀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의붓부(모)-의붓자(녀)’가 일대일로 만나는 시간을 통해 친밀감을 형성하도록 도와야 한다.

즉각적인 사랑에 대한 반응을 기대하는 것은 금물, 의붓부모를 어떻게 호칭( 아저씨 삼촌/아줌마 이모 )하던지 아이들의 자연스런 감정에 그대로 맡겨둔다.


'재혼 후 자신의 자녀가 배우자를 어떻게 부를까 두렵습니까·'라는 설문 결과 남녀 모두 절반이 넘는(남 51.4%, 여 52.5%) 응답자가 '저기요'라고 답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 것. 그 외 걱정되는 호칭으로는 남성의 경우 '아줌마'(26.1%)에 이어 '(상대자녀의 이름을 붙여)00엄마'(17.5%)이고, 여성은 '00아빠'(27.6%)를 '아저씨'(12.1%)보다 높게 꼽았다. ③


자녀들 중 이미 성장한 경우에는 가족 개념보다 ‘동거인’으로 서 만족해야 할 때도 있다. 하지만 그런 경우에도 의붓부(모)가 지원해줄 사항이 있는지 끊임없이 관심을 갖는다.


▷부모역할 제휴하기(→‘충성심 갈등’ 해소)

이전의 결혼관계가 끝났다 하더라도 생물학적인 부모자식 관계는 계속 된다. 아이들의 교육을 위해서라도 효과적인 의사소통이 이루어진다면 아이들은 더욱 사랑 받는다고 느끼고 자존심을 높일 수 있다. 아이들이 의붓부모와 좋은 관계가 형성되도록 격려해줄 필요가 있다


▷가족 구성에서의 지속적인 변동 수용하기(→‘경계정립’ 또는 ‘부모역할’ 제휴)

방학 등의 시간을 이용 아이들은 같이 살지 않은 부모 집을 방문 하는 등 두 집을 오갈 때 적응하는 시간을 준다. 하지만 이런 경우에도 아이들 방문이 일상적인 생활을 벗어난 특별한 시간이 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오랜만에 만나는 아이들을 맞이하는 비동거 부모는 ‘일상적인 훈육’(잔소리)대신 ‘놀이동산’을 선물 할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되면 아이들이 다시 일상적인 훈육(잔소리)을 하는 부모 곁으로 돌아가기가 어렵게 될 수도 있다.

아이들로 하여금 ‘잔소리하는 부모’(동거하는 부모)와 선물만 주고 무조건 환영하는 ‘환상적인 부모’로 구분되지 않도록 부모들끼리 아이들 방문 전 사전 논의 되어야 한다. 그리고 각 가정의 사생활(=경계)을 존중하도록 교육해야 한다


▷ 의붓부(모)가 의붓자(녀)가 하는 일에 참여 또는 지원하기

여건이 된다면 의붓자(녀)가 취약하거나 필요로 하는 일에 지원하거나 참여 한다면 실제적인 ‘부모-자식’관계를 형성할 수가 있다. 아이들은 의붓부(모)로부터 생물학적 친부모처럼 돌봄에 따른 정서적 친밀감을 느낄 수 있고 의붓부(모)는 어른으로서 아이들을 삶에 기여한다는 만족감을 얻을 수 있다.


“의붓딸이 시집가면서 말했어요.‘새엄마랑 같이 살지 않았다면 나는 엄마가 뭔지, 어떻게 엄마가 되는 것인지 영영 몰랐을 거예요.’ 그 말이 그동안 있었던 모든 어려움이나 문제들이 다 내게 소중한 것이었음을 깨닫게 했어요”④


사진-pixabay/ by 한국전환기가정센터포럼


재혼은 시작과 함께 이렇게 할 일이 많다. 거기에다 아이들이 아직 어리다면 성씨를 바꾸기 위해 법원의 판단을 구해야하는 일이 남아 있고, 심지어는 재혼후 성씨를 개명한 후 다시 재이혼으로 내 몰려 아이들 성씨를 다시 바꾸어야 하는 문제까지 걱정해야 한다.


아이가 있는 이혼 남녀의 재혼과 재이혼이 동시에 늘어나면서 아이들의 성씨가 여러 번 바뀌는 부작용이 생겨나고 있다. 재혼할 때에는 "내 자식처럼 키우겠다"며 아이를 친양자로 들였던 의붓부모가 이혼할 때에는 "피 한 방울 안 섞인 애"라며 돌아서는 탓에 아이들만 피해를 보고 있는 것이다.⑤


‘아이가 다섯’에서 보듯 일반적으로 새로이 형성된 재혼가정의 아이들과 어른들은 강한, 때로는 고통스러운 감정을 경험 한다. 그 이유는 재혼가정의 구조적 특성으로 인하여 세가지 매우 중요하고 기본적이고 보편적인 인간의 욕구가 와해· 재편되는 과정을 겪기 때문이다

그것은 △ 가장 기초적이고 안정된 그리고 혈연으로 연결된 가족이라는 집단에 속하고자하는 욕구 △ 자신을 낳아준 특별한 사람에게 보호받고 인정받고 사랑을 받으며 안정된 애착을 가지고 싶은 욕구 △ 자신의 삶에서 자신을 통제하는 능력과 자율성에 대한 욕구인데, 초혼가정이라면 당연히 보장되고 누릴 수 있는 사항이지만, 재혼가족이라는 구조는 애초부터 이러한 기본욕구에서 비켜나 있거나, 이런 욕구가 확실히 형성되고 보장될지는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아이들은 크게 상처를 받고 불안 해 하며 결국 유년기의 아픈 기억이 ‘성장 후 외상’ 으로 남을 수가 있다.

이제 새로운 재혼가정에서 낯선 사람들끼리 한 지붕 아래 함께 모이게 되고 같이 살아가려고 노력할 것이다. 가끔 우연히 개개인이 이전에 서로 알던 관계라 하더라도, 실제로 함께 살아가는 것은 친밀한 상호작용과 시간, 관심과 공간의 공유가 더 많이 필요하기 때문에 어렵기는 마찬가지이다.

드라마 ‘아이가 다섯처럼’ 운동장에서 놀 때나 방과 후에 가장 친한 친구였던 아이들이 어느 날 갑자기 방을 같이 쓰고 부모의 관심도 나누어 갖고 욕실도 나눠 쓰는 자신들을 발견한다.

어른들도 집안에서 친숙해 보이는 것이 아무것도 없음을 재빠르게 발견한다. ‘아이가 다섯’에서 재혼부부가 나누는 대화 내용처럼 생각보다 아이들이 많이 ‘곪아 있다’는 것도 알게 된다.

어떤 아이는 후라이드 치킨을 먹고 싶어 하는 반면, 다른 아이는 피자를 더 선호한다. 컴퓨터는 어디에 둘까? 침실에, 아니면 거실에? 각기 다른 주인이 데리고 온 개와 고양이는 서로 낯이 설고, 마당에서 영역다툼으로 싸움이 그치질 않는다.

매일 드러나는 많은 사소한 차이가 외부인에게는 주요하게 보이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차이가 조정되고 시간이 흘러 친숙함으로 이어질 때 까지는 모든 가족 구성원들이 인정받지 못하며, 통제에서 벗어나고, 소속되지 않은 것으로 느끼기 쉽다.⑥

이럴 즈음이면, 주변의 조언 혹은 재혼파트너가 서둘러 재혼하기위해 당신에게 한말...... “재혼도 초혼과 마찬가지. 사람만 바뀌었지”......얼마나 단순하고 낭만적(?)인 생각 이었는지 실소를 금하지 못할 것이다.

이런 과제들은 재혼초기부터 함께 다루고 해결해 나가지 않으면 재혼자체가 결국 태풍을 피하는 도피처가 아닌 재혼자체가 곧 태풍이 되어 버린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러므로 '새부모(=계부모)'가족을 위한 교육이나 지원, 지침 등이 있다면 어떤 형태로든 그 자료를 읽거나, 사전 예비지식을 갖추어야 한다.

재혼에서 일어날 수밖에 없는 많은 공통적인 문제들에 대해 재혼 전에 충분히 예측, 나름대로 예방하기위해 노력하거나 최소한 관심을 가진다는 것은 토머스 플러(Thomas Fuller)의 말처럼 “예견된 위험은 반은 피한 것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재혼을 준비하는 돌싱 들은 혹시 일어날지도 모르는 갈등에 대해 그렇게 심각하게 인식하지 않고 있다.

비교적 우리보다 재혼이 보편화된 서구나 미국에서도 재혼 가족 중 25% 정도만이 '계부모' 가족을 위한 교육이나 지원 그룹에 참석했으며, 그리고 아직 정하지 못한 재혼의 여러 문제들은 친구들과 의논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 되었다. 그리고 재혼과 계부모 역할에 대한 관련 자료나 지침서를 읽은 사람은 반도 안 된다고 한다.⑦

한국 가족상담 교육연구소 전춘애 선임연구원은 “이혼으로 인한 상실감을 치유하고 재혼에 대한 비현실적인 기대 대신, 자신을 바라보고 현실적인 기대를 만들어가는 과정이 필요하다”며 “재혼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재혼을 새롭게 바라보고 시작하면 재혼 가정을 꾸려나가는 데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⑧

지역의 가정지원센터가 그 지역의 예비부부 및 신혼부부를 대상으로 예비부부교육 ‘연애와 결혼 사이’를 실시한 내용을 한반 살펴보자 .


여주군건강가정지원센터 매주 목요일 저녁 총 6회에 걸쳐 예비부부 및 신혼부부를 대상으로 예비부부교육 ‘연애와 결혼 사이’를 실시한다.

예비부부교육은 ‘자신에 대한 이해’, ‘예비배우자에 대한 이해’, ‘갈등관리’ 등을 통해 행복한 가정을 가꾸기 위한 기본토대를 다지고, ‘성에 대한 이해’, ‘양성평등을 위한 역할분담’, ‘자원과 시간관리’ 등을 통해 두 사람이 하나 되기 위한 구체적인 대안을 모색한다. 또, ‘새로 쓰는 결혼이야기’를 통해 두 사람의 장기계획을 세우는 기회도 제공한다.⑨


각 지자제마다 예비부부 및 신혼부부를 대상으로 한 예비부부교육 프로그램은 풍성하다. 반면 재혼 교육 프로그램은 열악 하다기 보다는 재혼에 관한 개념에서부터 시작하여, 사회인식, 지원 프로그램 자체가 아예 없다고 보아야 하겠다. (재혼 인식 때문에 대부분 프로그램 신청자도 없다 고 한다)

그나마 재혼관련 결혼정보회사의 각종조사 통계나 언론사의 기획보도, 인테넷 상의 카페에서 고민 상담 등으로 올려진 글들을 통해 어려풋이나마 재혼에 대한 관련정보를 얻고 있는 정도이다.

이런 상황에서 이혼과 더불어 재혼이 급속이 늘어나고 있는 게 문제다. 이것은 배우자 관계에서 그동안 간과할 수 없게 된 사실로, 결혼이 ‘일생에 걸친 결합’ 이라는 약속을 오늘날 많은 경우 지키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실패와 이혼의 위험이 뚜렷해질수록 그 대응책으로 미리안전 조치를 취하려는 수단으로 시험결혼, 즉 동거를 선택될 수밖에 없는데, 이것은 재혼이라는 특수 상황이 시작되기 전에 잠재하는 위험과 갈등의 요인을 사전에 발견해내기 위한 전략적 방안일수 있다.


② 합법적 재혼이전에 함께 사는 방식/'동거'


얼마 전까지만 해도 동거는 경제적으로 어려운 커플이나 부모의 반대로 뜻을 이루지 못한 남녀가 ‘우리는 반드시 결혼 한다’는 공개선언 내지 현실의 장벽을 돌파하는 파격적 수단으로 이용하곤 했다.

하지만 이제는 그런 소극적인 자세에서 벗어나 양가 부모의 허락을 얻은 상태에서 동거하거나 “가족을 만드는 데 결혼을 하고 안 하고는 중요하지 않다”, 혹은 “결혼이라는 절차를 통해 얻는 것은 쓸데없는 가부장적 책임뿐이다. 동거만으로도 기성세대가 결혼을 통해 얻는 혜택을 누리는 데 아무 문제가 없다”며 떳떳하게 동거에 돌입하는 젊은이도 적지 않다.

`현대가족 연구협의회'의 사회학자인 스테파니 쿤츠는 "취업기회가 불안정한 커플일수록 결혼 보다 동거를 택하는 경향이 강하다"면서 동거를 하면서 경제적 상황이 좋아지는지 그리고 배우자와 감정적으로 조화가 되는지 등을 지켜보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또 전문가들은 경제적 상황이 좋은 곳의 경우 전문직 여성들이 남자 배우자의 수입에 덜 의존하면서 생활하는 점이 동거를 택하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분석했다.⑫ 가족학자인 캐시 린은 "요즘 젊은이들은 반드시 결혼해야 한다는 의무감을 느끼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⑬

우리의 경우에도 성인 72% “동거가 가능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신연희 성결대 사회복지학과 교수가 전국 20세 이상 성인 745명을 대상으로 사실혼에 관한 의식 및 실태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72.2%가 “동거가 가능하다”고 답했다.

하지만 ’결혼을 전제로 하면 가능하다’(42%)와 ’사랑한다면 가능하다’(19.5%)가 대다수를 차지했고 ’무조건 가능하다’는 1.2%에 그쳐 대부분 제한된 범위 내에서 동거를 받아들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남성은 73.4%, 여성은 67.2%가 동거가 가능하다고 답해 남성이 동거에 대해 더 수용적인 태도를 보였다.

󰡐결혼식을 올리지 않고 동거를 할 때의 단점󰡑으로는 남성이 󰡐찜찜하다󰡑(정식 부부 같지 않다 : 48.4%), 󰡐책임감이 적다󰡑(29.0%)의 순을 보였고, 여성은 󰡐신뢰가 가지 않는다󰡑(31.4%)에 이어 󰡐상호 책임감이 적다󰡑(27.5%)의 순을 보여⑮ 동거에 따른 미심쩍은 마음을 보이면서도 동거는 이제 ‘결혼 전 살아보기‘로 일반적인 추세가 되었다.

재혼을 준비하는 사람들 역시 대부분이 합법적 재혼이전에 함께 사는 방식, 즉 <동거형태>를 먼저 취하고 있다. 물른 재혼에서의 <동거형태>는 젊은이들 혹은 초혼의 동거와 다른 재산상속문제, 가족관계기록부 정리 등 재혼만이 지닌 특수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현실적인 측면이 깃들어 있기도 하다

우리는 ‘동거’란 보통 편의상 하룻밤 같이 지내던 것에서 시작되어 ,옷가지가 한 두 개씩 옷걸이에 걸리게 되면, 마침내는 그것이 기정사실로 받아 들여 지는 관계로 파악하고 있다.

사실 혼전 동거에 대해서는 재혼뿐만 아니라 미혼의 젊은이 및 초혼에서는 '사실혼' 형태로 광범위하게 지지를 받는 시험결혼형태로 오늘날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것은 혼전동거의 장점인 '상대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알 수 있다‘와 '결혼에 대해 더 신중하게 생각할 수 있다’ 의 대목이 연결되는 부분이다.


“우리가 서로 만나 사랑하고 함께한 지 20년이에요. 드디어 동거한 지 13년 만에 결혼하기로 결정했어요. 아이를 낳고, 함께 살아보니 앞으로도 계속 함께 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결혼(법률적)을 선택했지요.” (조엘·55·고교 교사)⑰


프랑스인의 70% 이상은 동거하고, 결혼한다. 동거라고 해도 파트너와 자녀에 대한 신뢰와 책임이 없는 일시적 사랑이 아니다.


동거문화의 선구자는 입센의 희곡 ‘인형의 집’이 태어난 노르웨이 인근의 북유럽이었다. 그것은 그들이 혁신적이고 개방적인 루터교를 믿은 데 기인했다. 동거란 말에는 ‘결혼식을 거치지 않고 같이 산다’ 는 뜻이지만 남녀가 ‘같은 높이에 서서 살아 간다’ 는 의미도 내포돼 있다. 인간 중심, 개체 중심으로 보면 동거를 탈선이나 비정상적인 것이라고 할 수는 없다.

같이 산다는 실질적인 내용에 충실할 수만 있다면 결혼식을 올렸느냐 아니냐 여부는 형식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온리-유’와 비에나래가 ‘재혼 대상자와 결혼 전 동거의 필요성’에 대해 설문 조사결과 남성 응답자의 69.0%와 여성의 61.2%가 ‘결혼 전 동거가 필요하다’고 답했다.⑲


‘재혼 전 동거의 의미’에 대해서는 남성의 경우 ‘성적 조화 확인’, ‘애정 확인’, ‘생활습성 파악’, ‘결혼의사 파악’ 등이 차지했고, 여성은 ‘생활습성 파악’을 첫손에 꼽았고, ‘성적 조화 확인’, ‘결혼의사 파악’, ‘애정 확인’ 등이 동거의 주요 목적이라고 답했다.


사진-pixabay/ by 한국전환기가정센터포럼

그러나 ‘동거가 고삐 없는 관계’만을 의미 하는 게 아니라면, 설문조사에서는 결혼 전 동거의 필요성이라고 표현 했지만, 동거의 단점 즉, 동거에 대한 후유증이 어떤 형태로든 남는다는 것이다.

결국 동거는 결혼으로 이어질 확률이 적으며, 결혼을 한다고 해도 그 결혼은 오래 가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동거로 시작하여 결혼한 부부는 그렇지 않은 부부보다 80%나 이혼율이 높다는 조사는, 동거가 글자 그대로 ‘동거’로만 끝나고 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를 전하고 있다.

동거를 통해 재혼예비자들은 '상대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알 수 있다'와 '결혼에 대해 더 신중하게 생각할 수 있다'고 하지만 동거에 대한 후유증이 만만치 않다면 여전히 우리는 동거가 재혼으로 가게 하는 한 방법이 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특히 재혼에 관한 사회 문화적 이미지가 아직 비관적으로 흐르고 있다 보니 우리는 이 문제를 공개적으로 공론화 한다는 게 아직은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러다 보니 재혼을 계획하는 커플들은 '재혼 전에는 피해가는, 그러나 재혼 후에는 야기 될 수 있는 문제' 들을 꿰뚫어 볼 수 있는 안목을 갖지 못한 채 거저 막연한 심정으로 '잘되겠지'하는 심정만으로 재혼에 임하고 있다.

우리에게는 무엇보다도 우선 재혼과 새부모(=계부모)가족에 대한 제대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사회적 제도장치들이 없다는 것이다.

새부모가족을 위한 자활그룹을 이용하기가 어렵고, 재혼가족 생활의 역할을 알게 하는 훈련된 상담원들과 접하기가 어려울 뿐만 아니라, 도움이 될 만한 사회기관, 관련 지침자료들을 구하기조차 쉽지 않다. 최근에 와서야 부분적으로 ‘재혼가족’관련 프로그램이 눈에 띄는 것은 그나마 다행한 일이라 여겨진다.


경기도여성비전센터가 건강한 가족 관계를 세우는 가족관계 다시 세우기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가족 구성원 간의 건강한 가족 관계를 방해하는 정신적 외상의 원인을 찾아 치유하고, 더 나은 가족 관계 형성을 위한 실천 방법을 단계적으로 찾는 프로그램이다.

프로그램은 다양한 가족 형태에 맞춰 가족폭력피해가족(성남시), 미혼모가족(오산시), 이혼위기 갈등가족(이천시) 등으로 진행되는데 이중에 군포시 건강가정지원센터에서는 재혼가족을 대상으로 한 ‘가족의 재탄생’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온 가족이 참여하는 캠프, 놀이치료, 미술치료, 역할극 등을 통해 다시 시작하는 가족관계를 튼튼하게 하는데 그 주안점을 두고 있다.㉑


그리고 재혼가정을 바라보는 주변인식도 부담스럽기는 마찬가지이다. 이런 상황에서 다시 새로운 재혼생활을 시작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온전한 가정을 이루기 위해서는 초혼 때 보다 우리가 상상한 것보다 휠 씬 더 많은 시간과 노력, 그리고 인내가 필요할지도 모른다. 매일의 삶속에서, 아주 사소한 일에서부터 큰일까지 서로 조정하고 맞추어야 하는 일들이 수도 없이 많이 생길 것이기 때문이다.


결혼하기 전 4년간의 교제기간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결혼한 후의 생활이 들추어 내보이는 면들, 즉 거슬리는 습관들, 생각지도 못했던 행동, 나와는 다른 가치 기준에 적응해야 만 했다.㉒


재혼 전에는 전혀 발견하지 못했던 배우자의 성품이나 기질들이 당신을 힘들게 할지도 모른다. 재정문제, 자녀문제, 전 배우자 문제 등등 때로는 '내가 왜 다시 결혼을 했을까!' 라는 후회가 들기도 할 것이다.

그래서 예측 가능한 갈등에 대처할 수 있고 비현실적인 기대감을 덜어내기 위해서는 재혼 전 우리가 사전에 준비하고 계획해야 할일들을 알아보고 그것을 실천에 옮기는 것이다.



① 뉴시스, “살아보고 결정 하세요” ‘계약 재혼’ 서비스 출현, 2013년 10월 10일 [선우가 ‘돌싱’ 남녀들의 재혼을 위한 서비스를 선보였다]

② E.B.비셔& J.S비셔, 재혼가정치료, 반건호& 조아랑 역, 도서출판 빈센트(2003) p. 42~49/ L.H.가농& M.콜맨, 재혼가족관계, 김종숙 역, 한국문화사(2003) p.180-181 참조 필자 재정리

③ 김병학 기자, 돌싱 "재혼 후 자녀가 배우자를 '저기요'라고 부를까 걱정", 충북일보, 2014-08-18 [온리-유가 비에나래(대표 손동규)와 공동으로 11∼16일 전국의 (황혼)재혼 희망 돌싱남녀 514명(남녀 각 257명)을 대상으로 전자메일과 인터넷을 통해 '재혼 후 자신의 자녀가 배우자를 어떻게 부를까 두렵습니까·'라는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E.B.비셔& J.S비셔, 위의 책 p.251

⑤ 최연진 기자, 李OO→金OO→李OO… 자꾸 姓 바뀌는 아이들, 조선일보, 2015.06.08

⑥ E.B.비셔& J.S비셔, 위의 책 p.49-51

⑦ L.H.가농& M.콜맨, 위의 책. p.67

⑧ 안인용 기자, “당신의 방황을 줄여드립니다”, 한겨레21, 2006.10.24

⑨ 박도금 기자, 예비부부교육 ‘연애와 결혼 사이’, 여주시민신문, 2009년 10월 21일

엘리자 베트벡-게른스하임, 가족 이후에 무엇이 오는가?, 박은주 역, 새물결(2005) p.90

⑪ 권삼윤 < 문명비평가 >, ‘프리섹스’, 해방과 혁명을 이끈다, 신동아(2001년 05월호) p.536 ~ 549

⑫ (애틀랜타=연합뉴스) 안수훈 특파원, 美 경기침체로 결혼 대신 동거커플 증가 , 2011-05-26

⑬ 워싱턴=이상일 특파원, 서울=신예리 기자, 미국 20대 `결혼은 글쎄 동거는 OK` 까닭은, 중앙일보, 2007.09.14

연합뉴스, "세상 참 변했네"… 성인 72% "동거 괜찮다", 조선일보, 2007.07.16

⑮[머니투데이 문병환 기자], 결혼식 의미, 男 '백년가약'-女 '혼인공지', 2006년 4월 6일[3월 15일부터 4월 3일에 걸쳐 비에나래가 전국의 결혼 적령기 미혼 남녀 582명(남녀 각 291명)을 대상으로 전자 메일과 인터넷을 통해 조사]

⑯ 월간「복스」가 최근 서울지역 20~30대 남녀 290명을 대상으로 혼전동거에 대해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69.3%가 찬성한다고 응답했다.

⑰ 변화순의 프랑스 통신, 가족 관계를 다시 보다ⓛ, 여성신문(1263호), 2013-11-01

⑱ 권삼윤 < 문명비평가 >, 위의 글

⑲ 이태형 기자. 재혼 희망 男女, 파국 안 맞기 위해...“살아보고 결혼해야”, heraldm.com, 2011-09-08

⑳ W.J.바우쉬, 남자가되기 위하여 여자가 되기 위하여, 김숙자 역, 성바오르출판사(1991) p.206

㉑ 경인종합일보 기자 정현석, 경기도 여성비전센터, 가족관계 다시 세우기 진행, 2013년 04월 29일

니키&실라리, 결혼, 알파코리아 역, 서로사랑(2007), p.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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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죽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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